아서 밀러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은 주인공 윌리 로먼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변화하는 사회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극은 윌리의 마지막 24시간 동안의 기억, 꿈, 갈등, 논쟁 등을 모자이크처럼 엮어내며, 결국 그의 자살과 장례식으로 마무리됩니다.
거짓된 삶과 자기기만의 악순환
윌리 로먼과 그의 가족(아내 린다, 아들 비프와 해피)은 부정과 모순 속에서 살아갑니다. 과거에 있었던 외도 사건은 가족 관계를 뒤흔드는 결정적 요소가 되며, 이후 윌리는 이를 지우거나 감추려 합니다.
비프는 어릴 적 아버지를 존경하며, "잘 보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윌리의 철학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외도를 알게 된 후, 그는 윌리가 자신과 가족, 사회에 대해 거짓된 이미지를 만들어왔음을 깨닫습니다. 윌리는 성공한 가장이자 충실한 남편이라고 믿고 싶어 하지만, 실상은 자기중심적이며 아내를 제대로 존중하지 못하고, 자신의 평범함을 인정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부정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들
린다는 윌리의 현실 왜곡을 알고 있지만, 그가 진실을 감당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그의 환상을 지켜주려 합니다. 해피 역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현실을 왜곡합니다. 그는 자신의 직위를 과장하며(실제로는 ‘보조’일 뿐이지만 ‘구매 보조 관리자’라고 소개함) 스스로를 보다 성공적인 사람으로 보이려 합니다.
세일즈맨이라는 상징성과 아메리칸드림
밀러는 윌리의 직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단순히 ‘세일즈맨’이라고 표현함으로써, 그의 상황을 보다 보편적인 문제로 확장합니다. 윌리는 새로운 영업지를 개척하는 탐험가이자 꿈을 좇는 이상주의자입니다. 그러나 그의 절망은 ‘아메리칸드림’의 실패에서 비롯됩니다. 젊은 시절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나이가 들며 성과가 줄어들었고, 비프와 해피도 아버지를 이상적인 롤모델로 보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을 견디지 못한 윌리는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잃어갑니다. 결국 그는 극심한 혼란 속에서 자살을 선택하고, 이로 인해 가족과의 갈등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합니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비극
이 작품이 오늘날까지도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윌리의 모습이 결코 특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후회, 실패, 자책을 경험하며, 때로는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윌리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이 평범한 사람임을 인정하지 않지만, 비프의 말처럼 "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야. 아버지도 그래."라는 깨달음이 이 작품을 더욱 강렬한 현실 속 이야기로 만듭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비판하며, 인간이 꿈과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걸작입니다.
2025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공연기간 : 2025.01.07 - 03.03
공연시간 : 190분
가격 : R석 88,000원 S석 : 66,000 A석 : 44,000
캐스팅
- 윌리 로먼 : 박근형, 손병호
- 린다 로먼 : 손숙, 예수정
- 비프 로먼 : 이상윤, 박은석
- 해피 로먼 : 김보현, 고상호
- 찰리 : 신현종, 이남희
- 벤 로먼 : 박윤희, 박민관
- 버나드 : 구준모, 도지한
- 여인 : 김유진, 고은민
- 하워드 와그너 : 김태형, 박승재
- 제니 : 이예원, 김려은, 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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